야구소녀 명대사 및 후기 :: 어머니가 진정한 주인공인 영화
엄마가 새로운 태블릿을 샀고 그 태블릿에 영화를 받아주면서
엄마도 나도 서로 좋아하는 '야구'라는 공통 분모가 있어
내가 미리 안본 상태에서 엄마에게 보라고 추천했던 영화 야구소녀
결론적으로는 추천한 것을 후회했다.
재미없어서가 아니라 저 영화를 보고 엄마가 맘 아파했을 것 같아서
사실 여자야구선수(주수인, 이주영 분)가 등장한다는 소재 자체로
'힘든 환경 속에서 노력해서 프로야구선수가 된다'
이런 뻔한 결말이 예측이 가능하고 실제로도 그 뻔한 결말이 맞다.
하지만 나에게 이 영화가 다른 의미로 다가왔던 이유는
영화에서 등장하는 주수인의 어머니의 존재감이었다.
나는 개인적으로 야구소녀 영화는 주인공이 주수인이 아니라
주수인의 어머니(신해숙, 염혜란 분)가 주인공인 영화인 것 같다.
돈 없는 집에서 가장 역할을 해야해서 억척스러워질 수 밖에 없었던 엄마
자신의 꿈을 펼쳐가고 싶지만 여러가지 벽으로 힘들어하는 딸
이 둘이 야구라는 매개체를 통해 엮인 영화.
그런데 내 눈엔 엄마가 너무나도 안쓰러워서
우리 엄마 생각이 많이 나서 눈물짓게 했던 영화.
<기억에 남는 대사 모음>
영화 스토리와 상관없으며 기억에 남는 대사들을 적어봤다.
"나라고 이러고 살고싶은지 알아? 내가 왜 내 인생 포기하면서 살고있는데
난 뭐 처음부터 니 엄마였는지 아니?"
시험 준비하던 아빠는 대리시험 부정청탁으로 경찰서에 가게되고
엄마는 그런 아빠가 공부하던 책을 태우던 중에 수인은 집에 들어오게 된다.
어디서 뭘하고 왔냐며 이제 야구 그만하라고 수인의 글러브를 불 속에 집어 던지자
엄마에게 수인은 그런 이야기를 한다.
엄마 인생엔 돈 밖에 없냐고, 나는 엄마처럼 살지 않을거라고.
그러자 어머니의 대사가 바로 저거였다.
돈이 없으니 생활이 궁핍하고 억척스러워질 수 밖에 없었던
그리고 희생하고 살 수 밖에 없었던 엄마의 모습이 고스란히 보이는 것 같았다.
"싸인좀 해줘"
너클볼을 연습하던 중, 프로에 지명받은 친구(정호, 곽동연 분)를 오랜만에 만난 수인
정호는 수인에게 손톱에 좋다며 메니큐어를 건네고
수인은 공을 건네면서 친구에게 싸인을 요청한다.
본인이 가고싶었던 그 자리를 친구가 가게되고 그걸 지켜보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텐데
정확하게 어떤 심리에서 저런 말을 했을지는 모르겠지만
그 상황에서 싸인을 해달라는 저 말이 친구를 기분좋게 하려는 목적이었겠지만
속으로는 참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지지 않았을까..
"사실은 아이스크림 하나에도 벌벌떠는 나한테 화가 난건데 너한테 다 뒤집어 씌웠었어"
누워있는 수인에게 어머니는 다가와서 어렸을 때의 이야기를 한다.
어렸을 때 지하철에서 앞자리에 앉아서 아이스크림을 먹는 아이를 빤히 쳐다봤던 수인
그리고 그런 수인 옆에 앉아 있었던 어머니
가정형편이 안돼서 아이스크림을 사줄 수 없었던 어머니는 오히려 지하철안에서
그렇게 하면 나쁜거라고 사람들 앞에서 면박을 주고 수인을 내리라고 했다고 한다.
이 부분에서 참 많이 울었다.
돈 없었던 우리집 생각이 많이 나서.
"6천만원이요? 저희가 형편이 안좋아서.."
선수계약을 위해서 구단 사무실에 들른 어머니는
구단이 계약금으로 제시한 6천만원을 선수쪽에서 내야하는 줄 알고 이렇게 되묻는다.
그간 수인이 야구선수로의 꿈을 펼치지 못하게 한 것이 본인 탓이라고 생각을 했는지
야구만 할 수 있다면 그걸로 된다고, 돈은 한달내에 준비해 보겠다고 말을 하는데
자식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부모의 마음이
고스란히 보이는 부분이었다고 할까..
개인적으로 야구적으로 어떤 재미를 찾고자하는 분이 본다면
솔직히 야구 이야기는 별로 없기에 기대이하일 수 있지만
나는 내 이야기 같아서 보면서 참 뭉클했다.
한잔해야겠다.